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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유후불제,ISA 하기전에 꼭 확인해야할 것

by Basicer 2023. 9. 9.

 얼마 전 소득공유후불제 부트캠프에게 소송을 당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교육프로그램에 불만을 갖고 소득공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해당 부트캠프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소송을 당한 이 가 불만을 가지는 내용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내 이유는 너무 비싼거였다. 최고 사립대학 한 학기 등록비보다 많으니까) 어찌됬건 계약서에 사인했고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기 때문에 교육비 전부를 지불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소송당사자의 심정에 100% 공감한다. 계약서상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할 수가 없다. 최근 내가 겪은 일에 대해서 공유하고, 소득공유후불제를 고려하시는 분들에게 계약전 확인해야 할 것들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소득공유후불제란

 먼저 소득공유후불제에 대해 말해보자. 소득후불제는 소득공유모델이라고 하고 1955년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프리드먼이 주창한 개념이다. 영어로는 Income Share Agreement로 불리며 약자로는 ISA이다. <출처 : 나무위키>

 해당 부트캠프에서는 소득공유후불제라는 명칭을 쓰고 있고 때때로 ISA라고 한다. 부트캠프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참여자에게 투자하고, 참여자는 약정기간 동안 정해진 지급기간을 통해 소득을 공유하게 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또한, 투자금상환에 대한 한도도 정해져 있어 공부할 의지가 있지만 돈이 없어 듣고 싶은 강의를 수강 못하는 사람들. 특히 대학생들은 매우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그렇다. 보완을 한다면. 그리고 부트캠프는 투자할 사람의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해 면접을 진행한다. 

투자상환한도금액이상 청구하지 않는지 확인해라.

 정말 투자상환한도금액 이상 청구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투자상환한도금액은 넘어가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계약상 소득공유를 하지 않으면 공유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 이자가 발생한다. 투자상환한도금액을 넘어서 지불하지는 않지만, 이 이자를 통해서 너는 한도금액이상을 지불할 수 있다.

 내 경우가 딱 이런 케이스이다.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고, 계약을 이행 안 했으므로 잘못한 게 맞다. 내 계약의 약정기한은 72개월, 지급기간은 18개월, 투자상환한도금액은 700만원이다. 내가 지금 납부하는 금액을 고려했을 때, 12개월이면 투자상환한도금액에 도달한다. 나는 이 제품이 투자제품이어서 지급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고(18개월의 상환기간 안에만 납부하면 되는 줄 알았던 거다.), 현재까지 총 8회의 지급회차 중 3회를 미납했다. 나는 9월 1일 날 해당 부트캠프의 소득공유팀으로부터 미납금과 미납금에 대한 이자를 일시불 납입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당시에는 억울했다. 아직 기간이 남았고 투자상품인데 이자가 무슨 말이며 일시불로 납입하라는 것은 무엇이냐라고 주장했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해 변호사친구와 다른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계약세부사항에 미납금은 손해배상금이 되어 연 15%에 해당하는 이자를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었다. 법적으로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졌다. 나는 앞으로 남은 4회 동안 소득공유를 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3회 미납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손해배상금으로 갚아가야 한다. 앞으로 4개월간 미납금에 대한 원금을 갚지 못하고 이자를 납부해야 한다고 하면, 내가 내는 총이자는 약 18만 원가량 된다. 투자상한금액의 2.5%가량 되는 금액이고, 이 비율은 원금을 한 번에 갚지 않는 이상 점점 늘어갈 것이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못 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그에 대한 조항은 있다. 그리고 그 판단과 결정은 오롯이 부트캠프에 있다.

 물론 감면에 대한 얘기는 들었다. 나는 교묘하게 말장난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속내를 알 수 없어 내가 잘못한 부분이니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고 거절했다. 감면해 준다고 해도 내가 내야 할 돈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무엇을 투자하는지 명확히 확인해라.

 위의 소송과도 관련이 있다. 해당 부트캠프의 투자는 교육이다. 이를 잠재력이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분쟁이 생겼을 때 내가 받은 투자의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 교육의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 할 수 있는가? 금전 투자와 비교해 보자. 투자자가 매달 100만 원씩을 12개월 동안 너에게 투자하기로 했다고 가정하자. 6개월 뒤 갑자기 투자자가 투자금을 끊었다. 그럼 이 계약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고 금액은 600만 원이다. 하지만 교육은? 강의수으로 해야 하나? 강사로 해야하나? 강의를 미리 볼 수 있어 교육에 대한 확신이 있는가? 투자의 가치가 명확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책임을 묻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계약 이후에 원하던 강의가 아니어서 불만을 제기하고, 환불을 요청한다 해도 할 수 있을까? 강의 일부를 들었다는 이유로 위약금을 청구할 것이다. 

 이에 따라서 결정을 내기 어려울 때 교육비의 원금을 확인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가장 편한 방법이다. 그리고 할인된 금액이 아닌 원금을 확인해야 한다. 아래 그림을 보자

<원금비교>

 위 그림의 원금은 얼마인가? 690만 원이다. 일시불로 지불하게 되면 너는 450만 원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소득공유후불제를 이용하면 그 금액은 690만 원으로 변한다. 따라서, 너는 계약서를 작성한 순간 690만 원의 투자를 받은 것이다. 이 교육의 가치가 그 값을 하는 건지에 대한 비교는 450만 원이 아닌 690만 원과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대안은 없는가?

 다른 교육플랫폼들을 많이 살펴봐라. 아래 그림은 내가 년말에 udemy에서 할인을 진행할 때 구입한 강의 목록이다. 

<구매내역>

 외국강의 플랫폼이고 한글자막을 지원하는 강의도 많다. 6개 강의의 총가격은 겨우 72,000원이다. 이밖에 MIT강의도 유튜브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나는 이 강의를 무조건 들어야겠다 싶으면 차라리 대출을 해라. 원금비교 그림을 참고로 해서 450만 원을 법정최고금리 20%, 약정기간 72개월,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대출했을 때, 이자의 합은 3,260,716원이고 월 납입금액은 107,778원이다. 총 내야 하는 금액은 7,760,716원이다. 최악의 대출상황과 비교해도 원금과 비교해서 80만 원 차이다. 매월납입해야 하는 금액이 있지만, 이 80만 원은 적어도 소득공유후불제를 이용하는 리스크보다는 작을 것이다.

그 밖의 것

 내 경우 3개월 수강이고 원금은 600만 원이다. 국내 최고의 사립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보다 많다.

약정기간 지급기간 투자금 회수범위 교육원금
72개월 18개월 405만원 ~ 700만원 600만원

 숫자가 이상하지 않은가? 적어도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교육비에 거품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 또는 대출상품을 설계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 내용만 봤을 때 600만 원을 72개월에 걸쳐 투자를 하는데 수익이 최대 100만 원? 1년 기대수익률이 3%가 안 된다. 게다가 손실도 볼 수 있다!

 마케터 입장에서 봤을 때 일시불 납입 방법을 소득공유후불제보다 뒤에 놓은 것은(원금비교 그림참조), 결제 유도를 소득공유후불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내 친구가 그러더라.

 "취지 좋네. 돈 없어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을 제공해 주고 금액은 취업해서 갚아라"

 인기가 많으면 교육료도 올라가는 게 당연하지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 아닌가? 정작 실제로는

 "돈 없어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을 모집해서 많이 많이 남겨먹어야지!"

인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마치며

 그럼 넌 왜 확인 안 했냐라고 물으신다면, 당시 저 상품의 타겟층에 정확히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난 개인회복 중이고 6년째 납부 중이다. 내가 소득을 만들고 카드발급을 하는 순간 미처 알지 못한 채무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면접영상을 만들어서 제출하고 합격하면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에 다필요 없어진다. 한번 상상해 봐라.

 난 아직도 이 제품에 부정적이지 않다. 같은 칼이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서 용도가 달라지는 것처럼 이 제품도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할 수만 있다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돈이 먼저인지 교육이 먼저인지 우선순위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부트캠프에게 한마디만 하고 싶다.

 너네들이 투자한 교육을 들었을 때, 제일 처음 배웠던 게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라"였다.

 내가 보기엔 적어도 너네들은 나에게 가르쳤던 내용을 지키지 않는 것 같다.

 교육기관 맞냐?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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